숙소에서 잠깐의 휴식을 마치고 저녁엔 프롬스 공연을 보기로 했다.
프롬스가 뭐냐면,
더 프롬스(The Proms)는 영국의 공영방송인 BBC에서 매년 개최하는 클래식 공연이다.
런던의 로열앨버트홀에서 열리며 BBC 교향악단이 상주 악단으로 있다고 한다.
어렵게만 느껴지는 클래식 음악을 더 쉽고 친근하게 느끼도록 하는 게 목적인지라
더 프롬스의 티켓 값은 매우 저렴하다.
가장 저렴한 건 8.5파운드, 한화로 약 13,000원 정도 한다.
세계 정상급인 BBC 교향악단이 연주하는 수준급 공연을 이 가격에 볼 수 있다고?
아무리 클래식 음악을 잘 몰라도 이 가격이라면 한번 가볼만하지 않을까?
참고로 올해 2023 더 프롬스는 5월에 예매가 오픈된다고 하니 관심있는 분들은 꼭 찾아보길 바란다.
저녁에 프롬스 일정을 기다리면서 런던 시내를 돌아다녔다.
패딩턴역에서 나와 튜브를 타고 이동했다
첼시 부근이었던 것 같다
계속해서 반팔에 반바지로 다녔는데 땀이 나지 않을 정도로 따뜻했다
파리에는 코너마다 카페가 있다면 런던에는 코너마다 펍이 있다
유럽에서 맥주를 참 많이도 먹었는데 이왕이면 펍에서 주는 생맥주로 먹어볼 걸 그랬다
사실 이때는 유럽 땅을 밟은지 얼마 안 되어서 모든 게 새롭고 신선해보였다
그래서 쉴새없이 카메라 셔터를 눌렀던 것 같다
심심찮게 꽃가게를 찾을 수 있었다
사진 정보를 보니 오후 4:30 정도였다
해가 옆으로 누우면서 그림자는 길어지기 시작했다
주변에 마트에서 납작복숭아를 사먹어봤다
근데 왠걸... 하나도 안 달고 밍밍한 맛에 너무나 실망했다
이걸 도대체 왜 사먹는걸까? 왜 인기가 있는지도 몰랐다
요리를 못하는 나라 영국이라 과일조차도 맛 없는 걸까?
카페 풍경
난 이렇게 길이나 노천에서 커피든 식사든 하는 걸 좋아한다
유럽 강아지들은 뭔가 좀 다른 느낌이다
더 꼬질꼬질하지만 귀여운 느낌?
아까 본 첼시 포터 펍
그러고보니 영국에서 피쉬앤칩스를 안 먹어봤네
이제 공연시간이 점점 가까워져서 로열앨버트홀 쪽으로 슬슬 걸어갔다
런던엔 벽돌건물들이 참 많았다.
어쩌다보니 저녁먹을 시간이 애매해서 샌드위치를 하나 샀는데
더럽게 맛없었다. 영국... 왜 요리를 못하는 거니
하늘엔 구름이 꼈는데 날씨는 좀 습했지만 비가 내리진 않았다
런던에 있던 5일동안 비가 하나도 안 내려서 다행이었고 마지막엔 비가 한번쯤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여기도 주차문제가 심각해보였다
사우스켄싱턴역(SOUTH KENSINGTON STATION) 앞
이젠 친근한 벤스쿠키 가게가 보인다
여기에서 물을 한 병 사고 바로 로열앨버트홀로 들어갔다
내가 예매한 공연은 피아니스트 폴 루이스가 연주하는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였다.
로열앨버트홀에 들어가자마자 느낀 웅장함은 정말 감동적이었다.
마치 잠실야구장에 처음 갔을 때 좁은 통로를 지나 넓은 야구장이 나타났을 때의 감동과 비슷했다.
하지만 내부에 냉방이 전혀 되지 않아 엄청나게 더웠다
시원한 맥주 한잔을 곁들이면... 하는 생각만 들었다
공연이 끝나고 다시 거리로 나왔다.
시원한 맥주가 한잔 하고 싶었다.
저멀리 세인트폴 대성당과 런던 금융지구인 시티오브런던이 보인다.
런던아이 밑에는 여름밤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붐볐다
다들 맥주 한잔을 시켜놓고 따뜻한 여름밤을 흥겹게 보내고 있었다
나도 한잔 시켜봤다
로열앨버트홀에서 겪은 찜통더위 덕분인지 맥주가 너무 맛있고 달콤했다.
붉은 조명의 런던아이를 보며 다시 숙소로 돌아갔다
도쿄 지하철도 타는데 이정도 쯤이야!
이걸로 정말 부지런하게 돌아다녔던 런던의 day2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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